공통 모드 필터(Common Mode Filter 또는 Common Mode Choke)는 보통 두 개의 코일을 하나의 페라이트 코어에 감아 놓은 구조로 구성됩니다. 하나의 코어에 두 개의 코일을 함께 감음으로써, 두 코일 사이에 상호 인덕턴스(Mutual Inductance) 가 형성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이 상호 인덕턴스입니다.
상호 인덕턴스란, 한 코일의 전류가 변화하면서 생성된 자기장이 같은 코어에 결합된 다른 코일에 영향을 주어, 그 코일에 유도 전압을 발생시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그림 1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겁니다.

공통 모드 필터는 이러한 상호 인덕턴스 특성으로 인해 공통 모드 신호는 효과적으로 감쇠시키고, 차동 모드 신호는 대부분 통과시키는 동작을 합니다. 아직까지는 상호 인덕턴스가 어떻게 공통 모드를 차단하고 차동 모드를 통과시키는지 감이 잘 오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기에 앞서, 공통 모드 필터가 아닌 일반 인덕터를 사용했을 경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일반 인덕터에 순간적인 전류 변화가 발생하면, 인덕터에는 역기전력이 발생하여 전류의 변화를 억제하게 됩니다. 즉, 공통 모드 신호든 차동 모드 신호든 구분 없이 모든 AC 성분에 대해 전류 변화를 억제하게 됩니다. 그림 2를 통해 이를 확인해 봅시다.

그림 2.(a)는 공통 모드 신호를 인가했을 때의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Pulse 신호(V(cm_in1), V(cm_in2))를 입력한 후, 인덕터를 통과한 출력 전류(I(L1), I(L2))를 보면 전류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고 완만하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덕터에 의해 전류 변화가 제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림 2.(b)는 차동 모드 신호를 인가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차동 신호(V(diff_in1), V(diff_in2))를 입력하면 I(L3)와 I(L4)는 서로 반대 위상을 가지지만, 역시 전류 상승이 완만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인덕터를 사용하면 공통 모드 신호든 차동 모드 신호든 전류의 흐름을 억제하는 역할만 수행합니다. 인덕터에 순간적인 전압을 인가할 경우 역기전력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이제 인덕터 대신 공통 모드 필터를 적용해 보겠습니다. 그림 3.(a)는 공통 모드 신호를 인가했을 때의 출력 전류를 보여줍니다. 공통 모드 신호가 상호 인덕턴스에 의해 강하게 억제되어 출력에서 크게 감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그림 3.(b)는 차동 모드 신호를 인가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차동 모드 신호는 두 코일에 흐르는 전류가 반대 방향이기 때문에 코어 내 자기장이 서로 상쇄되어, 결과적으로 인덕턴스가 거의 0에 수렴하고, 대부분의 신호가 통과하게 됩니다.
다만 실제 환경에서는 두 코일의 인덕턴스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거나, 결합계수(k)가 1보다 작은 경우 누설 인덕턴스가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차동 모드 신호에서도 일부 감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을 정리해 보면, 공통 모드에서는 두 코일에 흐르는 전류가 같은 방향이기 때문에 상호 인덕턴스에 의해 자기장이 서로 보강되는 방향으로 결합됩니다. 이로 인해 코어 내 자속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유효 인덕턴스가 커져 역기전력이 크게 발생하게 됩니다. 그 결과 공통 모드 신호는 강하게 감쇠됩니다.
반대로 차동 모드에서는 두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방향이 반대이므로, 코어 내에서 생성되는 자기장이 서로 상쇄되어 역기전력이 거의 발생하지 않게 되고, 차동 모드 신호는 대부분 그대로 통과하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 4를 살펴봅시다. 그림 4.(a)의 I1과 I2는 공통 모드 신호로, 두 코일에 동일한 방향의 전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일을 감는 방향을 달리했기 때문에 앙페르의 오른나사 법칙에 따라, 각 코일을 흐르는 전류는 반대 방향의 자기장을 형성합니다. 이 상태에서 그림 4.(b)와 같이 페라이트 코어를 삽입하면, 각 코일에서 생성된 자기장이 동일한 코어를 통해 결합되며 자속이 서로 더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코어 내 총 자속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각 코일이 느끼는 유효 인덕턴스가 증가하게 됩니다.
자속 변화에 따라 렌츠의 법칙에 의해, 이 자속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유도 전압, 즉 역기전력이 발생합니다. 공통 모드의 경우 상호 인덕턴스 성분이 자기 인덕턴스와 더해지므로, 그림 4.(c)와 같이 역기전력 역시 단일 인덕터 대비 더 크게 나타납니다. 이 역기전력은 전류 변화에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여 전류의 흐름을 강하게 억제하게 되고, 그 결과 공통 모드 신호가 효과적으로 차단됩니다.

이제 차동 모드 신호일 때 공통 모드 필터가 어떻게 신호를 통과시키는지 이해해 봅시다. 그림 5.(a)와 같이 I1과 I2는 차동 모드 신호이기 때문에 두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방향이 서로 반대가 됩니다. 각 코일에는 앙페르의 오른나사 법칙에 따라 자기장이 형성됩니다. 전류의 방향은 반대이지만, 코일을 감는 방향이 다르기 땜ㄴ에 두 코일에서 형성되는 자속의 방향은 동일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그림 5.(b)와 같이 페라이트 코어를 삽입해 보면, 각 코일에서 발생한 자기장이 상대 코일에 결합됩니다. 그러나 차동 모드의 경우에는 한 코일에서 생성된 자기장이 다른 코일에서 생성된 자기장과 반대 방향으로 결합되기 때문에 코어 내 자속이 서로 상쇄됩니다. 자속 변화가 거의 없으므로 렌츠의 법칙에 의해 유도되는 역기전력 역시 매우 작아지게 됩니다. 즉, 그림 5.(c)와 같이 각 코일에 걸리는 역기전력은 서로 상쇄되어,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분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차동 모드 신호는 큰 감쇠 없이 그대로 통과하게 됩니다.

정리해 보면, 공통 모드 필터는
공통 모드 신호에 대해서는 상호 인덕턴스가 자기 인덕턴스와 더해져 유효 인덕턴스를 증가시키고 역기전력을 크게 만들어 신호를 감쇠시키며, 차동 모드 신호에 대해서는 상호 인덕턴스가 자기 인덕턴스와 상쇄되어 유효 인덕턴스가 작아지고 역기전력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신호를 통과시키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위 내용을 수식으로 정리하여 이해도를 높여 봅시다. 공통 모드 필터의 공통 모드 동작 시 유효 인덕턴스는 아래 수식 (1)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수식 1)

여기서 상호 인덕턴스 M은 결합 계수 K를 사용하여 아래 수식 2)와 같이 정의됩니다.
수식 2)

결합 계수 K=1이고, 두 코일의 인덕턴스가 동일하여 L1=L2라고 가정하면, LCM=4L이 됩니다. 즉, 공통 모드에서는 유효 인덕턴스가 크게 증가하여 공통 모드 전류의 흐름을 강하게 방해하게 됩니다. 이러한 전류 억제 현상은 역기전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역기전력은 아래 수식 3)으로 표현됩니다.

역기전력은 인덕턴스 L과 전류 변화율 didt에 비례하며, 전류 변화에 반대 방향으로 전압이 발생하기 때문에 음(-)의 부호가 붙습니다. 따라서 공통 모드에서 유효 인덕턴스가 커질수록 역기전력 역시 커지게 됩니다. 반면, 차동 모드 동작 시 유효 인덕턴스는 아래 수식 4)와 같이 표현됩니다.
수식 4)

동일하게 K=1, L1=L2인 이상적인 경우에는 LDM=0이 되어 상호 인덕턴스 성분이 자기 인덕턴스를 완전히 상쇄합니다. 이 경우 차동 모드에서는 인덕턴스 성분이 거의 사라지므로, 역기전력이 발생하지 않아 신호가 감쇠 없이 통과하게 됩니다. 다만 실제 제품에서는 결합 계수가 1보다 작거나 두 코일의 인덕턴스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LDM이 0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로 인해 누설 인덕턴스가 발생하며, 차동 신호에서도 소량의 감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공통 모드 필터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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