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S나 LDO의 입출력 또는 MCU의 전원 핀에 커패시터를 여러 개 연결하는 경우를 많이들 보셨을 거에요. 이렇게 여러 개의 멀티 커패시터를 연결하는 것을 사람들은 Capacitor bank 또는 줄여서 Cap bank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림 1과 같이 10uF, 1uF, 10nF, 1nF 이런식으로 커패시터 여러 개를 연결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잡음(Noise) 필터링 측면에서 따져봤을 때 그냥 20uF 커패시터 하나만 연결하면 더 효과가 좋은거 아닌가? 라고 많이들 생각하실 거에요. 10uF 보다 한참 작은 1uF, 10nF, 1nF을 달아봐야 별로 차이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림 2와 같이 실제 커패시터의 모델링을 보면 커패시턴스 성분(C) 외에 저항성분(RL, RESR)과 인덕터 성분(LESL)을 동시에 가집니다. 이상적인 커패시터라면 물론 커패시턴스 성분(C)만 가지지만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세계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커패시터라고 해서 만들어진 소자들은 물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반드시 RL, RESR 또는 LESL과 같은 기생 성분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림 3과 같이 각 커패시터는 낮은 주파수에서는 커패시턴스 성분을 가지지만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커패시터와 인덕터의 공진 주파수에 도달하게 되고, 이 시점에서 가장 낮은 임피던스를 가집니다. 이를 그림 2에서 보면 RL의 경우 굉장히 큰 값이므로 OPEN 상태와 같고, C와 LESL이 공진 주파수에서 상쇄 되므로 저항 값 RESR만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이 때의 임피던스가 가장 낮습니다. 그림 3의 노란색 동그라미 표시가 각 커패시터의 공진 시점을 의미합니다. 공진 시점에서 커패시턴스 성분과 인덕턴스 성분은 서로 상쇄되고 저항성분만 보이게 되므로 가장 낮은 임피던스를 가지는 것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공진 주파수를 지나면 인덕티브 성분이 도미넌트 해지기 때문에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임피던스가 함께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진시점을 지나면 필터링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인덕티브 성분이 도미넌트해짐에 따라 필터링 성능이 떨어지므로 값이 다른 여러 개의 커패시터를 병렬로 연결하여 사용 합니다. 그림 3에서 알 수 있듯 용량이 다른 커패시터는 공진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개의 다른 값을 가진 커패시터를 병렬로 연결할 경우 그림 4의 빨간색 선과 같은 우수한 임피던스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만약 10uF 하나만 사용할 경우 2MHz부터 임피던스가 증가하지만 1uF을 병렬 연결하면 10MHz까지 10mohm 이하의 낮은 임피던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10nF, 1nF을 추가로 연결할 경우 더 넓은 주파수 대역까지 낮은 임피던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서로 다른 값을 가진 커패시터 여러 개를 병렬로 연결하면 넓은 주파수 대역에서 우수한 필터링 성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림 2의 RESR이 작은 커패시터를 선택해야 더 낮은 임피던스 성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여러 개의 커패시터를 연결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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