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회로

#30. 돌입 전류(Inrush current)에 대한 이해 및 해결 방법

알고보면재밌어 2024. 5. 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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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입전류란 전원 인가 시 발생하는 급격한 전류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전원 회로를 구성할 때 전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용량이 큰 커패시터를 사용합니다. 커패시터 용량이 크면 노이즈에 강하고, 과도한 전압 강하 시 완충제로써의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단 큰 커패시터를 사용하고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설계하면 처음 전원을 인가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원을 인가 하기 전 커패시터는 방전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원이 인가되면 충전하기 위해 수식 1과 같이 급격한 전류가 발생합니다. 

수식 1) 

capacitor 전류 공식


인가된 전압의 미분값에 커패시터 용량이 곱해지는만큼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커패시터 용량이 클수록 인가되는 전압이 높을수록 전류의 크기는 더욱 커지고, 커패시터를 비롯한 여러 소자들을 손상시킵니다. 이를 돌입전류(inrush current)라고 합니다. 전원이 켜지는 rising time 동안에는 DC가 아닌 고주파의 AC 신호가 인가되는 것과 동일하므로 커패시터의 임피던스가 굉장히 작아짐으로 인해 급격한 전류가 흐른다고 이해하셔도 됩니다. 

 

자, 그러면 돌입 전류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그림 1 (a)와 같이 어떤 회로 시스템의 전원단을 구성해 봅시다. 전원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약 100uF, ESR 50mohm의 전해 커패시터(C1)를 연결합니다. 물론, 회로마다 다르겠지만 전원단에 수십에서 수백uF 수준의 커패시터를 연결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부하단에서 흐르는 전류를 모의하기 위해 임의로 부하저항(R_Load) 20ohm을 연결해줍니다.

 

그림 1. (a) 전원단의 커패시터, (b) 전원 ON/OFF 시 돌입전류


그림 1 (a)의 전원 소스 V1을 2ms 주기로 ON/OFF 동작을 반복합니다. 그림 1 (b)의 파란색 V(in) 그래프에서 전원이 2ms 주기로 ON/OFF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빨간색 I(C1) 그래프에서 전원이 ON 될 때 순간적으로 약 240A의 양전류가 흐르고, 전원이 OFF될 때 -240A의 음전류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원이 ON/OFF 될 때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전류를 돌입 전류라고 합니다. 커패시터를 충/방전함으로써 급격한 전류의 흐름이 발생하는 거죠!

돌입전류는 수식 1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돌입전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커패시턴스 C값을 줄이거나 커패시터 양단에 걸리는 전압의 기울기 dV/dt 값을 줄여야 합니다. C값을 줄이면 아주 간단하게 돌입전류의 양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전원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함부로 줄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팩터인 dV/dt를 줄여야 합니다. 결국 dV를 줄이거나 dt를 키워야 하는데 공급 전압 V의 경우 회로 시스템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공급전압을 줄일 수는 없고, 따라서 0V에서 공급전압(12V)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t)을 늘려야 합니다. 이는 결국 커패시터의 충전속도를 의미하기 때문에 시정수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항(R1)을 전원(V1)과 커패시터(C1) 사이에 삽입하여 시정수를 늘림으로써 dV/dt가 줄어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림 2에서 커패시터(C1)의 ESR과 동일한 저항(R1) 50mohm을 전원(V1)과 커패시터(C1) 사이에 삽입해서 돌입전류 시뮬레이션을 해봅시다.

 

그림 2. (a) 돌입전류 제한 저항 추가, (b) 저항 추가 후 전원 ON/OFF 시 돌입전류

 

돌입전류 제한 저항(R1)이 추가됨으로써 돌입전류가 절반 수준인 120A로 줄어든 것을 그림 2 (b)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패시터(C1)의 ESR과 동일한 50mohm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시정수 t = RC 에서 R이 2배가 됨으로써 커패시터(C1)의 충전 시간(t)이 2배로 늘어났고, 따라서 수식 1의 dV/dt 값이 1/2로 줄어들면서 돌입전류 역시 1/2로 감소 됩니다. 그럼 돌입전류 제한 저항 값을 키우면 키울수록 돌입전류가 줄어들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입전류 제한 저항에 의한 전력 소모가 심해지겠죠. 따라서, 부하저항에서 소모하는 전류가 작은 회로에서라면 이런 방식이 유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회로에서는 쓸 수 없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또 생각한게 단순 저항 대신 온도 센서(Thermistor)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서미스터는 온도에 따라 저항값이 변하는 일종의 가변저항기 입니다. 온도가 증가할 때 저항 값도 증가하는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타입과 반대로 온도가 증가할 때 저항 값이 감소하는 NTC(Negative Temperature Coefficient) 타입이 있습니다. 주로 많이 사용하는 타입은 NTC 타입이기에 NTC 타입을 예로 들어 봅시다. 전원이 인가되는 초기에는 PCB보드가 열을 받지 않은 상태이므로 PCB 온도가 낮아서 NTC 서미스터의 저항이 큽니다. 따라서 전원이 인가되는 순간에는 높은 저항으로 인해 돌입전류가 굉장히 작습니다. 물론 높은 저항으로 인해 전력소모는 크겠지만 PCB가 동작하면서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점차 저항값이 떨어져 전력 소모가 감소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시로 전원을 ON/OFF 해야하는 회로 시스템이라면 PCB가 충분히 식지 않은 시점에서 전원이 ON될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데 이 때 저항값은 매우 작기 때문에 돌입 전류를 제한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서미스터를 사용하려면 가열된 PCB를 충분히 식힌 후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추가로 냉각장치가 필요할 수도 있죠.


좀 더 간단한 방법으로 그림 3 (a)와 같이 커패시터(C2) 전단에 series 인덕터(L1) 10uH를 추가하는 방식을 사용해 봅시다.

 

그림 3. (a) 전원단 Series 인덕터 추가, (b) 전원 ON/OFF 시 돌입전류


인덕터는 기본적으로 고주파의 흐름을 제한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커패시터(C2)가 충전함으로써 순간적인 돌입전류가 발생하더라도 인덕터(L1)가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림 3 (a)와 같이 회로를 구성 후 역시 2ms 주기로 전원을 ON/OFF 해 봅시다. 그림 1에서 인덕터가 없을 경우 돌입전류는 240A까지 올라갔지만 인덕터를 삽입함으로써 그림 3 (b)와 같이 22A 수준까지 돌입전류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덕터 삽입 전후 시뮬레이션을 비교해보면 그림 4와 같이 명확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4. (a) 인덕터 삽입 전 시뮬레이션 결과, (b) 인덕터 삽입 후 시뮬레이션 결과

 

결국 전원이 켜지는 순간 발생하는 급격한 전류는 고주파수를 지닌 AC 신호의 성질을 띄기 때문에 고주파수에서 높은 임피던스를 가지는 인덕터(L1)을 삽입함으로써 이를 차단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로드 스위치(FET)를 이용한 돌입전류 제한 방식을 알아봅시다. 로드 스위치용 PMOS와 이를 ON/OFF 제어하기 위한 NMOS, DC bias를 위한 10kohm(R9)을 추가하여 그림 5 (a)와 같이 전원부 회로를 구성 합니다. 

 

[그림 6. (a) 로드 스위치를 사용한 전원부 회로 구성, (b) 돌입전류 시뮬레이션 결과]

 

NMOS ON/OFF를 위해 2ms 마다 5V와 0V를 반복하는 전압 V6를 NMOS gate에 인가합니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그림 6 (b)와 같이 NMOS gate에 5V가 인가되는 순간 PMOS(M3)와 100uF(C5)를 통해 돌입전류 약 100A가 흐릅니다. 여기서 PMOS(M3)는 NMOS(M2)가 ON될 경우 PMOS gate에 0V가 인가되므로 역시 PMOS가 ON 됩니다. 이 때 PMOS의 source와 drain 사이에 저항 Ron이 형성되고 이 저항이 돌입 전류를 제한하는 역할을 합니다. Ron 저항은 그림 7과 같이 PMOS의 source와 gate 사이의 전위차가 작을수록 커지고 전위차가 클수록 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7. Vsg 전위차에 따른 Ron 저항 크기 변화]

 

 

즉, PMOS gate의 전압이 0V로 순식간에 떨어지면 Ron 저항이 굉장히 작기 때문에 돌입 전류를 제한하는 역할을 잘 못합니다. 하지만 Ron 저항이 서서히 작아질 수 있다면 PMOS가 ON되는 순간에 발생하는 돌입 전류를 제한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겠죠. Ron 값을 서서히 작아지게 하려면 PMOS를 ON 시킬 때 gate에 인가되어있던 12V를 서서히 0V로 떨어뜨리면 됩니다. 다시말해 PMOS의 gate 전압 방전 시 시정수를 늘리면 됩니다. 이를 위해 그림 8 (a)와 같이 커패시터(C7) 100nF과 저항(R10) 1kohm을 추가해 봅시다.

 

[그림 8. (a) 로드 스위치의 돌입전류 제한 회로 추가, (b) 돌입전류 시뮬레이션 결과]

 

그림 8 (b)의 시뮬레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듯 커패시터(C7)과 저항(R10)을 추가함으로써 돌입전류가 100A에서 32A까지 줄어들었습니다. PMOS gate 전압 방전 시 시정수를 늘림으로써 PMOS ON 타이밍에 Ron 저항이 기존보다 3배 정도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림 9. PMOS gate 전압 시정수]

 

다시말해, 그림 9와 같이 PMOS의 gate 노드에 걸리는 전압이 12V에서 0V까지 서서히 낮아짐으로써 PMOS의 Ron 저항 값 역시 서서히 낮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PMOS가 ON되는 순간의 Ron 저항 값은 크기 때문에 돌입전류를 제한 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 돌입전류(Inrush current)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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