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회로

#14. Decoupling Capacitor (디커플링 커패시터) 쉽게 이해하기

알고보면재밌어 2023. 7. 2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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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나 경제분야에 익숙한 분이라면 커플링 또는 디커플링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미국 주식이 올라갈 때 한국 주식도 같이 상승하면 커플링 됐다고 하고, 한국 주식이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 관계없이 독자적인 양상을 띌 때 디커플링 됐다고 표현하죠. 독립적으로 분리된 느낌이 듭니다.
 
그럼 전자회로에서 디커플링 커패시터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디커플링 커패시터는 전원 VDD와 접지 GND 사이에 위치하여 전원 라인에 같이 섞여 있는 고주파 노이즈 성분을 전원 신호와 분리하여 접지로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이 커패시터는 노이즈를 디커플링 한다는 의미에서 디커플링 커패시터라고 부릅니다. 줄여서 디캡이라고 하죠.

 

[그림 1. 디커플링 커패시터]

 

물론 디캡은 노이즈 감소 외에도 몇 가지 중요한 역할을 더 갖고 있습니다. 그 중 한 가지로 전원을 받는 IC 근처에 위치하여 갑작스런 전류 소모 시 순간적으로 전압이 떨어지는걸 방지하는 완충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디캡은 루프 사이즈를 줄임으로써 EMI 영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순 커패시터 하나가 굉장히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디커플링 커패시터의 중요한 기능을 다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노이즈 감소(전원 노이즈, MCU 스위칭 노이즈)
둘째, 전압 드롭 방지(전류 공급 안정화)
셋째, EMI 감소
 
먼저 노이즈 감소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이전에 먼저 PCB의 라인이 길어지면 기생 인덕턴스 성분이 생긴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림 2. 전원공급부와 MCU 전원 연결 ]

 

보통 그림 2와 같이 Buck converter와 LC 평활 회로를 통해 DC 전압을 MCU에 공급합니다. 하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그림 3과 같이 PCB와 MCU Package의 기생 인덕턴스를 포함하여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림 3. 기생 인덕턴스 성분 포함]

 

PCB 기생 인덕터 Lp는 PCB의 라인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좁을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짧고 굵게 라우팅해야 합니다. Lw는 MCU의 패키징에 의한 기생 인덕턴스 성분으로 Wire bonding과 Lead Pin에 의한 기생 인덕턴스를 포함 합니다. 여기에서 그림 4와 같이 디캡을 포함해 봅시다.

 

[그림 4. 디커플링 캐패시터 포함]

 

전원부의 Buck Converter에서 스위칭 등에 의해 고주파 성분의 노이즈가 발생하면 평활회로에서 1차적으로 걸러주고,  PCB 기생 인덕터(Lp)와 디캡(Cde)에 의한 2차 LC 필터에 의해 한번 더 걸러집니다. 따라서, MCU의 VCC로 인가되는 고주파 성분이 포함된 전원 노이즈를 한차례 더 차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MCU에서 클럭에 의한 노이즈가 발생 시 PCB 기생 인덕터(Lp)와 C1에 의한 LC 필터가 형성되지만 디캡을 추가할 경우 Package 기생 인덕터(Lw)와 디캡(Cde)에 의해 LC 필터가 하나 더 추가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MCU에서 생긴 노이즈가 다른 회로로 인가되는 것을 차단해 줍니다.

 

두 번째, 전압 드롭을 감소해주는 디캡의 역할 입니다. MCU는 시퀀스마다 내부에서 동작하는 회로가 다릅니다. 따라서, 실시간으로 전류를 소모하는 량이 다릅니다. 그러다보니 순간적으로 전류가 커지거나 줄어드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때, MCU VCC에서 전압의 급격한 하강이나 상승이 발생합니다. 만약 그림 2와 같이 기생 인덕터가 없는 아이디얼한 경우에는 C1에서 충분한 전류 공급이 가능하지만 그림 3과 같이 실제 PCB 환경에서는 기생 인덕턴스가 포함되며, 이 기생 인덕터 성분이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MCU에서 순간적인 전류 증가 시 C1에서 즉각적으로 전류 공급을 못하고 전압 드롭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MCU VCC와 GND 핀과 가장 가까운 곳에 디커플링 커패시터를 달아서 순간적인 전류 변화 시 즉각적으로 전류를 공급할 수 있도록 로컬 배터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현상을 시뮬레이션 해보면 갑작스런 전류 발생 시 디캡이 없으면 그림 5와 같이 순간적인 전압 드롭이 발생하고, 디캡이 있는 경우 6과 같이 전압 드롭이 상당부분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5. 갑작스런 전류 발생 시 디캡이 없을 때 MCU VCC 전압 드롭]

 

[그림 6. 갑작스런 전류 발생 시 디캡이 있을 때 MCU VCC 전압 드롭]

 

마지막으로 디캡은 EMI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림 7에서 만약 디캡이 없다면 고주파 노이즈는 노란색의 전류 루프를 형성합니다. 이 전류 루프는 마그네틱 필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EMI 측정 시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디캡을 삽입할 경우 고주파에 대해 낮은 임피던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짧은 리턴 패스를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그림 6의 파란색 전류 루프를 형성하게 되므로 루프의 면적이 굉장히 많이 줄어듭니다. 다시 말해, 루프에서 방사하는 마그네틱 필드가 줄어들기 때문에 EMI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림 7. 고주파에 의한 전류 루프 형성]

 

디커플링 커패시터의 역할을 세 가지로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설명했지만, 사실 서로 얽히고 섥혀 있는 내용이다보니 구분해서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네요. 어쨋든 디커플링 커패시터는 실무에서 정말 많이 사용하는 설계 기법인데 제대로 모르고 사용할 경우 쓰나마나기 때문에 이 녀석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내는지 알고 사용해야 합니다. 정말 많은 경우에 '그냥 좋다고 하니까..' '이전 설계자가 쓰던대로 써야지..' 라고 생각하고 엉뚱한 곳에 디캡을 배치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여기까지 정말 중요한 디커플링 커패시터에 대한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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